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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ixabay

추석 명절,
주방에 난 불을 끄는 신통방통 음식 열전

한입 가득 베어 물면 바삭,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풍미가 퍼져나간다. 명절엔 전과 튀김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주방을 떠날 수 없는 이유다. 그런데 새우, 동태, 고구마, 배추 등 밀가루를 입힌 갖가지 재료를 프라이팬으로 조리하는 과정을 보니, 잠시 한눈파는 사이에 금세 타거나 연기가 올라온다. 만약 여기서 더 나아가 불이 났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안절부절은 금물, 정답은 바로 이 안에 있다!

주방에 화재 났다고 물을 들어붓다간, 오히려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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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섭씨 100℃에서 끓는다는 상식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식용유가 타는 온도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테다. 국립소방연구원의 화재 재현실험에 따르면, 보통 주방에서 사용하는 식물성 기름은 350℃ 전후로 유증기가 발생하며, 380℃에 이르렀을 때 스스로 화재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즉, 직접 불을 붙이지 않고 오로지 가열에 의해 사고 날 수 있는 셈이다. 참고로, 쇼트닝과 같은 혼합유는 그보다 낮은 360℃에서 동일한 작용을 나타낸다.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잠시 자리를 비운다면 상상만으로 아찔하다. 실제 2016~2018년 사이에 일어난 튀김유 화재는 총 1,972건에 달하며, 이 가운데 추석 연휴 기간이 34건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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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러한 상황은 과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우선 다짜고짜 물을 들이붓는 행동은 가장 위험하다. 수분이 열을 흡수해 증기로 바뀌면서 기름과 함께 폭발할 수 있다. 실험으로는 상부 약 2m까지 불꽃이 퍼지면서 주위로 파편이 튀었다. 한편, 원인이 기름일 땐 일반 소화기(A ‧ B ‧ C 급) 역시 의외로 별 힘을 쓰지 못한다. 일시적으로 불길이 줄어드는듯하나 결국 냉각하지 못하고 재발화로 이어지기가 부지기수다.

위급할 땐, “먹지 마세요, 불붙은 프라이팬에 양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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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낙담은 이르다. 냉장고에 탁월한 비법이 숨어 있는 까닭이다. 다양한 먹을거리 가운데 대표 선두주자는 다름 아닌 마요네즈다. 달걀노른자와 기름, 식초, 소금, 설탕 등을 휘저어 만든 이 소스를 뜨거운 식용유에 뿌리면 레시틴 성분이 순식간에 산소 접촉을 차단하는 유막을 만들어 불을 꺼준다. 다만, 충분한 양이 있어야 하며, 소량을 찔끔 뿌렸다간 오히려 화재를 키우는 연료 역할로 돌변할 수 있다.
또한, 상추나 양배추와 같이 잎사귀가 넓은 채소로 위를 덮을 때 진압이 더욱 쉬워진다. 마찬가지로 최대한 많이 쌓아 올려야 기름을 흡수하고 온도를 낮춘다. 혹시 표면이나 안에 있는 수분으로 인해 파편이 튀어 화상을 입을 수 있는 만큼, 멀찍이 떨어져서 던지다시피 넣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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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을 잘 부풀리기에 주로 제빵이나 제과에 쓰며, 탄산수소나트륨이라고도 불리는 베이킹소다는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히어로다. 고온에서 열분해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는 원리로 인해 마치 소화기처럼 산소를 차단하고 기름을 먹어 온도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불붙은 기름엔 오히려 식용유를 더 뿌려서 열기를 식힐 수 있다. 단, 앞서 소개한 어떤 재료를 쓰든 제일 먼저 가스 ‧ 전기 레인지나 인덕션 등의 전원부터 꺼야 한다는 점은 잊지 말자.

마요네즈는 되고, 케첩은 안된다?…소화기도 콕 찝어 K급으로 선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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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엔 꿩 대신 닭이라는 옛 속담이 있다. 그렇다고 마요네즈가 없을 때 비슷해 보이는 케첩이 대체했다간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일 터다. 과일과 채소를 끓여서 거른 뒤 설탕, 소금, 향신료, 식초 등을 섞어 조린 소스이기에 유막을 형성해줄 기름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식자재를 이용하는 방법은 어디까지나 가벼운 초기 화재일 때 유효하다.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전엔 반드시 119 신고와 대피를 우선시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자면, 기름에 붙은 불엔 일반 소화기는 효력이 없고, 주방 전용인 K급 소화기를 쓰는 게 가장 안전하다. 2017년부터 음식점, 다중이용업소, 호텔, 기숙사, 노유자시설 등의 주방에 1대 이상 설치하도록 법정 의무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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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해보면, 결국 근본적인 솔루션은 하나다. 주방 화재가 일어나기 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조리 시엔 함부로 자리를 떠나지 않도록 한다. 아주 단순하지만, 가정의 행복과 평화를 지킬 수 있는 지름길이다.

글. 오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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