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대메뉴로 바로가기 바닥글 바로가기

다양한 화재 사고의 책임, 누구에게 있을까?

최근 한 통신사 지사의 화재가 그 부근의 통신을 마비시켰습니다. 또한, 다중이 모이는 상가나 공중목욕탕에서 불이 나 많은 인명사고가 발생했으며, 풍등으로 인해 저유소에 큰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화재의 주요 원인은 전기, 담배, 방화, 불장난, 불티, 가스, 유류 등이지만, 결정적으로 순간의 부주의와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인명·재산 피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국소방안전원은 소방기술과 안전관리에 관한 교육, 조사 연구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화재 예방 등 국민의 안전문화 향상을 위해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화재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이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와 법률관계를 상세히 살피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선 소방안전의 중요성 인식과 더불어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기 위해 실제 발생한 사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생활 법률을 Q&A 형식으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단, 구체적 사안에 있어서 당시 정황, 화재 원인·경위·피해의 정도, 피해 변상 여부 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똑소리 나는 Q & A

화재 발생 시 인명 구출이나 화재 진압 조치를 할 의무는 누구에게 부과되나요?

소방기본법 제20조에 의하면, 소방대상물의 관리자·소유자 또는 점유자(이하 ‘소방대상물의 관계인’)이 인명 구출 또는 화재 진압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소방기본법이 위급한 재해의 발생 원인과 관련 있는 지와는 무관하게 소방대상물의 관계인에 대하여 인명 구출조치 또는 화재진압조치를 부과하고 있는 취지에 비춰보면, 소방대상물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소방대상물을 보존·관리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 등에게 인명을 구출하고 화재를 진압할 의무가 부과된다고 봐야 합니다.

소방안전관리자가 옥외 피난계단에 대한 유지 · 관리의무를 소홀히 했지만, 의무 소홀과 화재로 인한 피해자들의 사망 사이에 관련이 없는 경우에도 손해배상책임을 지나요?

옥외 피난계단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물건을 쌓아두는 등 통행을 어렵게 해 그에 대한 유지 · 관리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불이 난 주점의 주 출입구 바로 옆에 비상구 연결 통로 위치 ▲주 출입구나 비상구로 연결된 통로 입구에 접근하지 못한 채 주점 내부 복도에서 유독가스 흡입 등으로 사망했다면 소방안전관리자의 관리 소홀이 망인(亡人)들의 피난에 현실적인 장애를 초래하지 않았다고 할 것입니다.
가령, 그 유지 · 관리의무를 다했지만, 사망을 막을 수 없었다고 보이는 경우 의무 위반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합니다.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건물을 임차하여 불법오락실 영업을 하다가 단속을 피하고자 철제 출입문의 잠금장치 부착작업을 하던 중 용접 불꽃이 튀어 불이 나 오락실 안에 있던 손님과 종업원 등 6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유족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자는 누구인가요?

게임장과 같은 다중 이용 업소는 업주가 피난시설과 방화시설을 유지·관리하면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를 지고, 점포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점포를 사용하게 할 의무만 질 뿐 점포 사용을 감독할 주의 의무까지 부담하는 건 아닙니다.
따라서 임차인이 화재 예방시설을 갖추고 영업하는지 임대인이 점검·시정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임대인에게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없으며, 임차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주인이 일정하게 출근하지 아니하면서 종업원에게 업무를 사실상 맡겨두고 주점 영업을 하던 중, 소방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손님을 적절하게 대피시키지 못하여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가 난 경우, 처벌 대상은 어떻게 되나요?

주점 업주는 소방 시설을 적절하게 설치·관리해야 하는데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응급상황 발생에 대비한 종업원 교육을 소홀히 했다면 화재로 인한 책임이 인정됩니다.
종업원 역시 주점 주인이 일정하게 출근하지 않아 가게 업무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었는데 화재가 의심될 때 원인을 확인하고 손님에게 주의를 주는 등의 의무를 취하지 않아서 인명 희생을 막지 못했다면 그로 인한 책임이 있습니다.
소방안전관리자도 그로 인한 책임을 지게 되나 과실 정도에 따라 처벌 정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3층 주택의 2층에 사는 주부가 가스레인지 불에 냄비를 올려두고 물이 끓는 사이 깜빡 잠이 들어 과열된 냄비에 붙은 불이 삽시간에 1층과 3층으로 번진 경우 행위자는 어떤 책임을 지나요?

실화자의 중과실이나 경과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웃집에 불이 옮겨붙으면 최초로 불이 난 곳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가 주변 피해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사고 원인과 피해 결과에 따라서 고의가 아닌 과실로 인한 화재는 형벌이 부과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실화죄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화재가 관리자의 지배·관리 영역에서 발생하고 피용자를 지휘·감독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인해 발생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기에 자나 깨나 불조심해야 합니다.

화재 방지 설비가 미비한 건물 내에서 공연자가 안전수칙을 어겨 공연 중 폭죽 사용으로 인해 불이 난 경우 누가 책임을 지나요?

공연자가 벽과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으면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나, 벽면이 스펀지 등 가연성 소재로 되어 있어 손해가 커진 경우 시설 소유자도 그 책임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글. 최선애|한국소방안전원 고문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