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대메뉴로 바로가기 바닥글 바로가기

대구 사우나 화재로 되새기는
다중이용시설 안전 관리의 교훈

지난 2월 19일 대구의 한 사우나에서 발생한 화재로 3명이 사망하고 약 70명이 부상을 입었다. 출동한 119소방대가 10여 분 만에 진화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다중이용시설의 화재안전관리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고였다.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이후, 정부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여러 소방 점검 강화 방안과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최근 일어난 종로 고시원 화재와 같은 사고를 막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다중이용시설 화재, 제도에서 답을 찾다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은 화재가 발생하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이유로는 우선, 다른 일반 공간보다 재실자(在室者)가 많이 모여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말 그대로 다양한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이기에 소위 재해약자라고 하는 노약자, 어린이 등의 유사시 피난이 어렵다.
더불어 공간적 측면으로 볼 때, 하나의 건축물에 여러 종류의 다중이용시설이 복합·집적(集積)화하는 형태의 대규모 업소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화재안전기준은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면, 가장 근본적인 요소인 제도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화재 예방을 위한 핵심 제도는 건축법과 소방법으로 나뉜다. 이 양 법의 공존으로 건축물의 화재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법규 개선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
그럼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가? 이미 밀양과 제천의 화재 사고로 소방대의 출동과 진압을 위한 적기, 즉 골든타임 확보에 대한 논의가 이슈로 떠오른 바 있으며, 지금도 우리 사회는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 더 중요하면서 근원적인 문제를 건축법 규정에서 찾을 수 있다.

화염 확산 방지하는 방화구역 설치…규정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긴급 피난 어려워

우리나라의 건축법엔 건축물 차원의 위험방지요건이 존재하며, 크게 구조적 안전, 화재의 안전(방화), 피난(대피) 안전, 위생(설비) 등의 기능적 안전 및 생활환경안전 등으로 구분한다.
건축법(「건축법」, 동법 시행령, 동법 시행규칙 및 「건축물의 피난ㆍ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은 화재를 예방하고, 그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들을 건축물의 용도, 규모 등에 따라 건축 허가 요건으로 정한다.
다중이용시설의 화재 예방과 대비는 앞서 지적한 불특정다수의 안전 확보에 그 목적이 있다. 화재 사고의 주된 사망 원인이 연기에 의한 질식사이니 이에 대한 대책이 무엇보다 앞서야 할 테다. 따라서 현행 건축법을 기반으로 ▲규정에 따른 방화 구획(Fire-Fighting Partition) 설치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건축물 마감 재료 제한 ▲건축물 피난 규정 보완 등이 필요하다.
예컨대 방화 구획은 화염 확산 방지를 위해 반드시 규정대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실상 증·개축과 리모델링등으로 허가 당시 도면과는 다르게 파괴하는 바람에 화재 시 연기가 급속히 퍼져서 피난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건물 내부에도 불연·준 불연재 의무 사용 기준 강화가 절실

내·외부 마감 재료 사용 역시 우려할 만하다. 실생활에서 건축물 구조체보다 더욱 밀접하게 노출돼 있는 마감 재료의 특성은 화재 발생 시 초기 인명 안전 골든타임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축법에서 특정 용도와 일정 면적 이상의 건축물 마감 재료 내화 기준을 규정하는 이유다.(「건축법」 제52조, 동법 시행령 제61조, 피난방화규칙 제24조)
그런데 지난 2016년 4월부터 불연·준 불연재인 외부 마감재 의무 사용을 30층 이상의 건물에서 6층 이상으로 대폭 확대했으나, 정작 내장재에 대한 기준은 미비하다. 특히 요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중소 규모 다중이용시설은 용도별 면적 기준에 미치지 않는 공간이 많아서 실질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같은 맥락에서 제1종·제2종 근린생활시설, 문화 및 집회· 종교·판매·의료·교육연구·노유자·운동 및 위락 시설 등의 용도로 쓰면서 바닥 면적의 합계가 2,000㎡인 건축물의 외부 마감 재료 규제는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명 피해 줄이는 양방향 피난이 가능하도록 지속적 점검과 계도가 필요한 때

건축물 피난 관련 규정은 ▲화재 위험이 높은 용도와 피난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용도 상호 간의 복합 ▲피난 약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용도 상호 간의 복합 등을 제한한다.
그러나 이들 규정을 허가 때와는 다르게 사용하고 있어 올바른 관리·감독이 절실하다. 각별히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양방향 피난이 가능하도록 지속적 점검과 계도가 필요할 테다.
종합적으로, 우리 사회가 명심해야 할 사항은 네 가지다. 우선 현행 면적 기준 중심의 건축법상 방화구획을 재정비해야 한다. 또, 건축법에서 규정한 마감 재료 사용 제한을 강화하고, 이 내·외장재 기준을 기존 건축물에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더불어 규모가 작은 다중이용시설의 피난 계단과 특별 피난 계단 설치 기준을 마련하면서 반드시 양방향 피난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분별한 규제 완화 방지와 인명안전 개념을 제대로 반영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글. 함은구 |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