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모님과 함께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는 30대 중반 여성입니다.
현재, 아버지께서 소방안전관리자이시기도 하고, 건물의 모든 점검은 아버지께서 직접 하시다보니 그 동안 내 일이라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도 이젠 적극적으로 요양원 일을 배우고 싶단 생각에 도전하게 된 2급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
하지만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교육 첫째 날, 수업시간동안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생소한 용어들로 가득한 교재도 부담스러웠지만, 교수님 말씀은 이해도 안 가는데 시험을 봐야한다는 현실에 앞이 깜깜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날 밤 복습하기 위해서 아이들을 재워놓고, 새벽 4시까지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해가 가질 않아 답답한 마음뿐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강의시간이 점점 더 재밌어졌고, 그 시간을 즐기고 있는 제 자신이 너무 신기했었습니다.
이게 다 교수님들 덕분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어떤 교수님께서는 친절하게 무한반복으로 설명을 해주셨고, 또 어떤 교수님께서는 간단명료하게 정리를 해주시는데, 정말 감동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쉽게 외울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주시고... 마치 족집게 과외선생님께 고액과외 받는 기분이랄까?
거기에 살짝살짝 보이는 인간미까지. 그래서 그런지 4일 동안 정말 보람 있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재미있었던 건 수업 중간 중간에 진행되는 실기수업이었습니다.
요양원에서 소방훈련을 1년에 2번 진행하지만, 생각해보니 전 매번 사진 찍고, 진행 도와드리느라 소화기 한 번 쏴 본적이 없더라고요.
진짜불은 아니었지만 스크린 상 불이 난 곳에 직접 쏘아 불을 꺼보는데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다 실외에서 이루어진 옥내소화전실습, 정말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더라고요.

제일 뿌듯했던 실기수업은 경보설비 작동법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근무 중 경보설비가 몇 번 울렸었는데,
어떻게 꺼야할지 몰라 소방안전관리자인 아버지께 전화해 빨리오시라고 전화기만 붙들고 발만 동동거렸던 지난날이 떠오르더군요.
다음에 경보설비가 울리면 이제 저도 당당하게 확인한 후 화재경보기를 끌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서 정말 기뻤습니다.

사진을 다시 보니 그때의 감격스러웠던 순간이 떠오르네요.

요양원에 불이 나면 정말 안 되겠지만, 만약 불이 난다면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고, 화재경보기가 울려 119에 자동으로 화재신고가 접수돼서 소방서에서 도와주러 오실 거니깐 난 어르신들만 신경 쓰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교육을 받으며 소방계획서를 다시 철저하게 준비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요양원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신랑과 아이들을 앉혀놓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네요.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소방대피훈련을 어찌나 잘 받았는지 불이나면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밖으로 빨리 나가야 하는데 엘리베이터는 절대로 타면 안 된다고 오히려 저를 가르쳐주더라고요.

이렇게 보람찬 교육을 마치고 자격증을 취득해 즐거운 마음으로 월요일에 출근하였는데, 소방안전관리자인 아버지께서 소방서에서 보내준 작동기능점검표 양식을 주시면서 배운 대로 작성해보라고, 그리고 9월 1일부터 소방안전관리자를 저로 바꿀 거란 말씀에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내가 어르신들과 직원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까?’란 생각이 순간 들면서,
협회 교수님들께서 수업 중간 중간에 말씀하셨던 이야기들이 떠오르며 자격증의 무게가 너무나도 힘겹게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조금만 더 안전에 신경 쓰고, 예방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한국소방안전협회의 멋진 교수님들께서 친절하게 도와주실 거란 생각에 마음이 든든해졌습니다.
배운 대로 열심히 도전해보겠습니다.
좋은 교육을 해주신 한국소방안전협회에 너무 감사하단 말씀을 전합니다.
글. 이선이 | 2급 소방안전관리자 교육 수료자